칼럼

 
작성일 : 22-08-25 04:36
20220821 "길 자체가 행복" RTP지구촌교회 이철 목사 Raleigh.Durham.Chapel Hill.Cary North Carolina 한인교회 Korean church 이민 정착 방문 지역 정보 랄리 채플힐 캐리 덜햄
 글쓴이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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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기 보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저)이라는 베스트셀러 소설이 있습니다. 퇴직한 역사 교사가 차린 편의점에서 펼져지는 이야기입니다. 그 여 사장님이 서울역에서 잃어버렸던 파우치를 찾는데 도움을 준 홈리스를 본인의 편의점에 취직을 시킵니다. 그리고 그 “독고”라는 홈리스가 야간 알바를 담당하면서 여러 삶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사람들은 그 편의점을 불편해 하는데 자꾸 가게 되고 그 가운데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져 갑니다. 그렇게 나름대로 아픔도 있고 상처도 있고 고민도 있는 등장인물들 중에 인경이라는 배우 출신 작가가 있습니다. 그녀가 우연히 만난 여류 작가이자 대학 교수인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그 여 교수가 잘해 줍니다. 그 때 왜 자신에게 잘해 주는지 인경이 물으니 그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그러면서 그 여 교수는 인경이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왠지 밥 딜런이 생각났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이 소설의 주제를 말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 삶의 길 자체가 행복이겠지요. 무엇인가를 꼭 이루어가고 그 꼭대기 지점에 올라 있어야만 행복이 아닙니다. 그 과정의 길 자체가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삶의 의미를 줍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 몸부림 치기 보다는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 자체만을 쫓아 살아가다 보면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놓치게 됩니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실수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길에서 우리는 상처도 받습니다. 아픔도 경험하면서 가시가 하나씩 하나씩 돋아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고 가시로 찔러서 다른 사람을 상처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비판합니다. 혼자 세상의 모든 힘든 싸움을 감당하는 전사처럼 괴로워하고 긴장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니 진정 행복을 놓치고 삶이 고단하기만 합니다. 인경이라는 인물이 배우를 하다가 작가를 도전하면서 배우의 자리도 잃어버리고 작가로서도 성공하지 못합니다. 그런 중에 그는 언제나 화가 나 있고 다른 사람들을 찔러대면서 작가의 길도 행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고, 불편한 편의점에서 독고 씨를 만나고, 그 편의점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일도 잘 풀려갑니다. 그녀의 길 자체에서 행복을 경험하며 앞으로 걸어가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와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20). 주님께서는 그 길에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 길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을 만나고 누리는 행복이 우리에게 또한 있습니다.

오늘 하루의 걸음이 행복입니다. 오늘 걸어가는 이 길 자체가 행복입니다. 오늘 이 길에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의 이유입니다. 나도 그 사람도 나름대로 가시가 있고 상처도 있지만 다 나름대로의 싸움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친절하게 대하면서 존중하고 용납하기를 배우기 원합니다. 그래서 이 길에 그와 함께, 주님과 함께 행복을 경험해 보길 원합니다. “길 자체가 행복”임을 경험하는 저와 여러분 모두의 오늘의 걸음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